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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지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살인 진드기'의 위협과 예방 전략

by 비비닥 2025. 6. 23.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푸르른 자연이 손짓하는 계절, 우리는 야외 활동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맘때쯤이면 늘 조심해야 할 보이지 않는 위협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소참진드기'가 옮기는 치명적인 감염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입니다. '살인 진드기'라는 섬뜩한 별명으로도 불리는 이 질병은 고열과 함께 혈소판 및 백혈구 감소를 동반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SFTS, 무엇이 문제인가?

SFTS는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려서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입니다. 주로 4월부터 11월까지 진드기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환자가 많이 발생하며, 특히 농작업이나 등산, 산책 등 야외 활동이 잦은 5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환자가 보고된 이래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치사율이 5%에서 최대 27%에 달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질병입니다.

 

"SFTS는 예방 백신이나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입니다."
- 질병관리청

 

이 질병이 더욱 무서운 이유는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나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는 점입니다. 증상에 따른 보존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다발성 장기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SFTS의 주요 증상과 잠복기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린 후 4일에서 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초기 증상은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유사하여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발열: 38~40도에 이르는 고열이 주요 증상입니다.
  • 소화기 증상: 식욕 부진, 구역, 구토, 설사, 복통 등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 혈액학적 이상: 혈소판 감소와 백혈구 감소가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 기타 증상: 두통, 근육통, 림프절 종창, 출혈 경향(혈뇨, 혈변 등), 피로감, 신경학적 증상(의식 장애, 경련, 혼수)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열과 함께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고, 최근 야외 활동 이력이 있다면 SFTS를 의심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 증상과 유사한 부분이 있으므로, 진료 시에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최근 야외 활동 이력을 알려야 합니다.

 

"SFTS는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감별 진단이 중요합니다. 야외 활동 후 발열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드기 노출 여부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 대한감염학회
SFTS을 옮기는 작은소참진드기

SFTS의 진단 및 치료

SFTS의 확진은 주로 혈액 검체를 통한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실시간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 RT-PCR) 또는 항체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발열,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와 함께 진드기 노출 병력이 있다면 SFTS를 강력히 의심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SFTS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으므로, 환자의 증상에 따른 보존적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탈수 증상이 심하면 수액을 투여하고, 혈압이 떨어지면 혈압 상승제를 사용하며, 신장 기능 부전이 발생하면 투석을 하는 등 각 증상에 맞춰 최선의 대증 치료를 시행합니다.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SFTS, 어떻게 예방할까?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SFTS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입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 중 극히 일부(약 0.5%)만이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진드기에 물렸다고 해서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을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외 활동 시 예방 수칙

  1. 긴 옷 착용: 풀밭이나 수풀이 우거진 곳에 들어갈 때는 긴팔 상의와 긴바지를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며 진드기가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막습니다.
  2. 진드기 기피제 사용: 식약처 허가를 받은 진드기 기피제를 옷이나 노출된 피부에 뿌려 진드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3. 돗자리 사용: 풀밭 위에 바로 앉거나 눕지 않고 돗자리를 사용합니다.
  4. 작업복 세탁 및 샤워: 농작업이나 야외 활동 후에는 옷을 즉시 세탁하고, 샤워를 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5. 반려동물 관리: 야외 활동 후 반려동물에게도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려동물도 털을 잘 빗어주고 목욕시키는 등 진드기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야외 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드기에 물렸을 때 대처법

만약 진드기에 물린 것을 발견했다면, 무리하게 손으로 떼어내려 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드기에 물린 후 2주 이내에 고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SFTS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국내 SFTS 발생 현황

국내에서는 SFTS가 2013년 첫 보고된 이후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치명률은 약 18.7%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5월부터 8월 사이에 환자 발생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며,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높습니다. 이는 농작업 등 야외 활동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SFTS는 사람 간 전파는 드물지만, 감염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노출될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의료진은 환자 진료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한 야외 활동을 위한 현명한 대처

SFTS는 여전히 위협적인 감염병이지만, 올바른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것은 좋지만,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야외 활동을 위해 항상 SFTS 예방 수칙을 기억하고 실천해 주세요!


Take Home Message:

  • SFTS는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습니다.
  • 야외 활동 시 긴 옷 착용, 진드기 기피제 사용 등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진드기에 물린 후 고열, 소화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