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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건강

맥시부펜(Dexibuprofen) vs 부루펜: 소아 발열 관리의 정밀한 선택

by 비비닥 2025. 12. 26.

늦은 오후 외래 진료실, 아이를 안은 보호자가 상기된 얼굴로 진료실 문을 엽니다. "선생님, 집에 빨간색 챔프랑 파란색 부루펜이 다 있어서 먹였는데도 열이 잘 안 떨어져요. 어린이집 엄마들이 '맥시부펜'이 더 효과가 좋다고 하던데, 이걸 새로 사서 먹여야 하나요? 혹시 더 독한 약은 아닌가요?" 소아과 진료를 보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번 마주하는 질문입니다. 해열제는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약물이지만, 그만큼 이성질체(Isomer)의 차이나 정확한 용량 계산에 대해 의료진조차 순간적으로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국민 해열제'로 불리는 맥시부펜의 약리학적 기전과 임상적 효용성을 정리해 봅니다.

"효과적인 해열 치료의 핵심은 '더 강한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약리학적으로 순수한 성분'을 적정 용량으로 투여하여 부작용(Side Effect)을 최소화하는 데 있습니다."

1.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의 약리학적 기전과 R-S Isomer

맥시부펜의 주성분인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이부프로펜(Ibuprofen)에서 파생된 약물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파생이 아닌 '정제'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이부프로펜은 약리 작용을 하는 S-이성질체(S-isomer)와, 약리 작용은 거의 없으면서 대사 부담을 줄 수 있는 R-이성질체(R-isomer)가 50:50으로 혼합된 라세미체(Racemic mixture)입니다.

반면, 덱시부프로펜은 이 중에서 해열, 진통, 소염 효과를 나타내는 S-isomer만을 100% 분리하여 추출한 약물입니다. 이론적으로 R-isomer는 체내에서 S-isomer로 일부 전환되기도 하지만(Inversion), 이 과정은 개인차가 크고 불완전하며, 위장관 부작용이나 지방 조직 축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러한 불필요한 부하를 줄이고 유효 성분만 전달하므로, 적은 용량으로도 동등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임상 연구 결과 및 Safety Profile

🔬 Clinical Update & Evidence

임상 연구(Bridging Study 등)에 따르면,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 용량의 50% 수준(1:0.5 비율)으로 투여했을 때 동등한 해열 및 진통 효과를 나타냅니다.

또한, R-isomer가 배제됨으로써 위장관 장애(GI trouble)나 신장 부담의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특히 약물 대사가 미숙한 소아에게 불필요한 이성질체 노출을 줄인다는 점은 소아청소년과 영역에서 중요한 EBM(근거 중심 의학)적 선택 기준이 됩니다.

3. 맥시부펜 vs 부루펜: 임상적 비교 및 감별

두 약물 모두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계열로, 작용 기전은 Cyclooxygenase(COX) 억제를 통한 프로스타글란딘 합성 차단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실제 처방 및 복약 지도 시에는 용량과 제형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구분 맥시부펜 (Dexibuprofen) 부루펜 (Ibuprofen)
성분 구성 100% Active S-isomer 50% S-isomer + 50% R-isomer
1회 권장 용량 5 ~ 7 mg/kg 5 ~ 10 mg/kg
일일 최대 용량 28 mg/kg (최대 1,200mg) 40 mg/kg
사용 가능 연령 생후 6개월 이상 생후 6개월 이상 (일부 제제 1세)
제형 농도(시럽) 12mg / mL (일반적) 20mg / mL (일반적)

4. 치료 전략 및 정밀 처방 가이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맥시부펜을 처방하거나 권유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용량의 혼동'입니다. 부루펜 시럽(20mg/mL)에 익숙한 보호자가 맥시부펜(12mg/mL)을 같은 부피(cc)로 먹일 경우, 유효 성분 농도 차이로 인해 과소 투여 혹은 과다 투여의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맥시부펜의 1회 권장 용량은 체중 kg당 5~7mg입니다. 예를 들어 10kg 환아의 경우, 1회 50~70mg이 필요합니다. 맥시부펜 시럽은 1mL당 12mg이므로, 약 4~6mL를 투여하면 적절합니다.
발열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챔프 등)과 2시간 간격으로 교차 복용(Cross-dosing)이 가능합니다. 단, 같은 NSAIDs 계열인 부루펜과는 절대 동시에 혹은 짧은 간격으로 교차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신독성(Nephrotoxicity)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5. 임상적 팁과 Q&A

보호자들이 "맥시부펜이 더 순한가요?"라고 물을 때, 저는 "순하다기보다는 효율적인 약"이라고 설명합니다. 불필요한 성분을 뺀 정제된 약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봉 후 보관에 대해 엄격하게 지도해야 합니다. 시럽제는 세균 번식의 위험이 있으므로 개봉 후 1개월이 지났다면 과감히 폐기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1. 아이가 토했는데 다시 먹여야 하나요?
복용 후 15분 이내에 토했다면 전량을 다시 먹여야 합니다. 하지만 30분이 지났다면 약물이 이미 흡수되기 시작했으므로, 추가 복용 없이 열 추세를 지켜보시는 것이 과량 복용을 막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Q2. 맥시부펜이 부루펜보다 신장 부작용이 적나요?
이론적으로 R-isomer에 의한 대사적 부하가 적어 부작용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지만, 여전히 NSAIDs 계열입니다. 따라서 탈수(Dehydration)가 심한 환아나 신장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우선 고려하거나,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신중히 투여해야 합니다.
Q3. 성인도 맥시부펜 시럽을 먹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알약을 삼키기 힘든 성인이나 노인 환자에게도 유용합니다. 다만 성인 용량에 맞춰 투여하려면 시럽 양이 꽤 많아질 수 있으므로(예: 성인 1회 300mg = 시럽 25mL), 연질캡슐 등 성인용 제제를 권장합니다.
Q4. 편의점 상비약에는 왜 맥시부펜이 없나요?
현재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에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과 부루펜(이부프로펜) 시럽만 포함되어 있습니다. 맥시부펜은 약국에서 약사의 지도하에 구매하거나 병원 처방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일반/전문 의약품입니다.
Q5. 40도 고열인데 정량보다 더 먹여도 되나요?
절대 안 됩니다. 해열제는 '열을 끄는 약'이 아니라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는 약'입니다. 정량 초과 시 저체온증이나 간/신장 손상 위험이 급증합니다. 정량 투여 후 미지근한 물 마사지를 병행하거나, 2시간 뒤 다른 계열(아세트아미노펜) 약물을 교차 복용하십시오.

Take Home Message

  • 순수 성분 추출: 맥시부펜(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의 유효 성분인 S-isomer만 100% 분리한 약물로, 적은 용량으로 동등한 효과를 냅니다.
  • 정확한 용량 계산: 체중 kg당 5~7mg을 기준으로 하며, 이는 일반 이부프로펜 용량의 약 50~70% 수준입니다.
  • 교차 복용 원칙: 아세트아미노펜과는 교차 복용이 가능하나, 같은 NSAIDs 계열인 부루펜과는 병용을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