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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지식

투석 환자의 혈액 응고 방지, 후탄 vs. 헤파린: 어떤 차이가 있을까?

by 비비닥 2025. 6. 24.

혈액투석은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 과정으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어 투석기를 통해 노폐물을 걸러낸 후 다시 체내로 돌려보내는 방식입니다. 이때 혈액이 투석기 내에서 응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응고제는 '헤파린'이지만, 최근에는 '후탄'과 같은 다른 항응고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두 약물은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을까요? 작용 기전, 특징, 장단점을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후탄과 헤파린

1. 작용 기전의 차이

가. 헤파린 (Heparin) 헤파린은 우리 몸의 중요한 항응고 인자인 안티트롬빈 III (Antithrombin III, AT III)에 결합하여 그 활성을 1,000배 이상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활성화된 AT III는 혈액 응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트롬빈(Thrombin)과 활성화된 X인자(Factor Xa)를 비롯한 여러 응고 인자를 불활성화시켜 혈액 응고를 억제합니다. 헤파린은 전신적인 항응고 효과를 나타내며, 투여 즉시 효과가 나타나고 투여 중단 후 수 시간 내에 효과가 소실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 후탄 (Futhan, 성분명: Nafamostat mesilate) 후탄은 단백분해효소(Protease) 억제제입니다. 혈액 응고 과정에 관여하는 다양한 단백분해효소, 특히 트롬빈을 강력하게 저해하여 항응고 작용을 나타냅니다. 헤파린과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며, 투석기 내의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헤파린은 안티트롬빈을 통해 응고인자들을 억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작용하는 반면, 후탄은 트롬빈과 같은 응고 관련 효소들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전 차이가 두 약물의 임상적 특징과 장단점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2. 약물학적 특성 및 임상적 차이

두 약물은 작용 기전 외에도 다음과 같은 중요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분 헤파린 (Heparin) 후탄 (Futhan, Nafamostat mesilate)
작용 기전 안티트롬빈 III 활성 증폭 (간접적 응고 인자 억제) 단백분해효소 (트롬빈 등) 직접 억제
반감기 약 1시간 30분 (평균 1~2시간) 5~8분 (매우 짧음)
항응고 효과 범위 전신적 항응고 효과 국소적 항응고 효과 (주로 투석 회로 내)
체내 잔류 시간 투여 종료 후 수 시간 투여 종료 후 15분 이내 체내에서 검출되지 않음
주요 장점 - 넓은 사용 경험
- 강력한 항응고 효과
-비교적 저렴한 비용
- 출혈 위험이 낮은 환자에게 안전성 높음
- 매우 짧은 반감기로 투석 후 지혈 용이
- 신장 기능 저하 환자에게 용량 조절 용이
주요 단점 - 출혈 위험 높음 (특히 출혈 경향 환자)
- 헤파린 유발 혈소판 감소증 (HIT) 위험
- 투석 후 반동 현상으로 인한 출혈 위험
- 비용이 비쌈
- 특정 투석막(AN69)과의 흡착성으로 사용 불가
- 전신적인 항응고가 필요한 경우 부적합
주요 부작용 출혈(모든 부위), 헤파린 유발 혈소판 감소증(HIT), 골다공증 등 출혈(헤파린에 비해 낮음), 혈소판 감소, 발열, 발진, 아나필락시스(드물게) 등

3. 투석 시 사용의 장단점 비교

가. 헤파린의 장단점

  • 장점: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표준 항응고제로, 효과가 강력하고 안정적입니다. 비교적 저렴하여 경제적 부담이 적습니다.
  • 단점: 가장 큰 단점은 출혈 위험입니다.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위장관 출혈 등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헤파린 유발 혈소판 감소증(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HIT)과 같은 심각한 면역학적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투석 종료 후에도 체내에 남아 전신 출혈 위험을 높이는 '반동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나. 후탄의 장단점

  • 장점: 매우 짧은 반감기가 가장 큰 장점입니다. 투석 중 혈액 회로 내에서만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투여를 중단하면 약 15분 이내에 체내에서 사라지므로 투석 후 출혈 위험이 현저히 낮습니다. 이 때문에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 (예: 수술 후, 출혈성 질환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국소 항응고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신장 기능 저하와 관계없이 약물 배설이 빠르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 단점: 헤파린에 비해 약물 가격이 비싸다는 경제적인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특정 재질의 투석막(예: AN69막)에 흡착될 수 있어 사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혈액투석은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듭니다. 이때 후탄과 같이 반감기가 짧아 국소적으로 항응고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은 환자의 안전성을 크게 높여주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선택

후탄과 헤파린은 모두 혈액투석 시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인 약물이지만, 그 작용 기전과 약물학적 특성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헤파린은 강력하고 보편적인 항응고제이지만 출혈 위험이 높고, 후탄은 반감기가 매우 짧아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 안전한 대안이 됩니다.

 

따라서 어떤 항응고제를 사용할지는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 특히 출혈 위험도, 기저 질환, 신장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진이 신중하게 결정하게 됩니다. 환자 또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의료진에게 알리고, 투석 중 불편하거나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알려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Take home message:

  1. 후탄과 헤파린은 투석 시 혈액 응고를 방지하는 항응고제이지만, 작용 기전과 약물학적 특성이 다릅니다. 헤파린은 안티트롬빈 III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전신적인 항응고 효과를 나타내는 반면, 후탄은 단백분해효소를 직접 억제하며 반감기가 매우 짧아 주로 투석 회로 내에서 국소적으로 작용합니다.
  2. 후탄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짧은 반감기(5~8분)로 인해 투석 후 출혈 위험이 낮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수술 예정이거나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반면 헤파린은 강력한 항응고 효과에도 불구하고 출혈 및 헤파린 유발 혈소판 감소증(HIT)의 위험이 있습니다.
  3. 환자의 출혈 위험도, 기저 질환, 신장 기능 등을 고려하여 의료진이 최적의 항응고제를 선택합니다. 투석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상 증상 발생 시 즉시 보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