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 불리는 간은 70% 이상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라고 불립니다. 건강검진 시즌이 되면 많은 분이 혈액 검사 결과지를 받아보게 되는데, 이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항목이 바로 간기능 검사입니다. 단순히 수치가 높고 낮음만을 볼 것이 아니라, 각 항목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해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간기능 검사의 핵심 지표들을 의학적 사실에 기반하여 상세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1. 간기능 검사의 정의와 임상적 중요성
간기능 검사(Liver Function Test, LFT)는 혈액을 채취하여 간세포의 손상 여부, 담즙 배설 기능, 간의 합성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검사입니다. 간은 해독 작용, 호르몬 대사, 살균 작용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므로, 단일 항목만으로 상태를 판정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여러 생화학적 지표를 종합하여 해석하는 것이 간기능 검사의 핵심입니다.
2. 간세포 손상 지표: AST(GOT)와 ALT(GPT)
가장 흔하게 접하는 용어인 AST와 ALT는 간세포 내에 존재하는 효소입니다. 간세포가 손상되어 파괴되면 이 효소들이 혈액으로 흘러나와 수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 AST (Aspartate Aminotransferase): 간뿐만 아니라 심장, 근육, 뇌 등에도 분포합니다. 따라서 운동 직후나 근육 손상 시에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 ALT (Alanine Aminotransferase): 주로 간에 집중적으로 분포합니다. 따라서 간기능 검사에서 간 손상 여부를 판단할 때 AST보다 더 특이적인(정확한) 지표로 활용됩니다.
3. 쓸개관과 음주 지표: r-GTP와 ALP
간세포 자체의 손상 외에도 담즙의 흐름이나 알코올 섭취와 관련된 수치들도 중요합니다.
r-GTP (감마 지티피): 알코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효소입니다. 잦은 음주자에게서 단독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많으며, 알코올성 간 질환이나 지방간의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ALP (알칼리성 인산분해효소): 담즙 배설 장애가 있을 때 주로 상승합니다. 담석증이나 담도 폐쇄가 의심될 때 간기능 검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성장기 아동이나 임신부에게서는 질병 없이도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4. 간기능 검사 결과 해석 가이드 (참고치)
아래 표는 일반적인 성인을 기준으로 한 참고치입니다. 의료기관마다 시약과 장비에 따라 기준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 검사 항목 | 정상 범위 (참고치) | 임상적 의미 |
|---|---|---|
| AST / ALT | 0 ~ 40 IU/L | 정상 간세포 상태 |
| 경계 수준 | 40 ~ 100 IU/L | 지방간, 만성 간염 의심 (추적 관찰 필요) |
| 위험 수준 | 100 IU/L 이상 | 급성 간염, 심각한 간 손상 가능성 |
* 위 수치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며, 정확한 판독을 위해서는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5. 간의 합성 및 배설 기능: 빌리루빈과 알부민
간기능 검사에는 효소 수치 외에도 간이 제대로 물질을 만들어내고 배출하는지 보는 항목이 포함됩니다.
- 빌리루빈 (Bilirubin):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노란색 색소입니다. 간에서 대사되어 담즙으로 배출되어야 하는데, 간 기능이 떨어지거나 담도가 막히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가 황달이 발생합니다.
- 알부민 (Albumin): 간에서만 합성되는 단백질입니다. 영양 상태와 간의 합성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간경변증과 같이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었을 때 수치가 감소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A)
Q1. 간기능 검사 전 금식해야 하나요?
네, 보통 8시간 이상의 금식이 권장됩니다. 식사 후에는 혈당이나 지질 수치뿐만 아니라 일부 간 효소 수치에도 일시적인 변동이 있을 수 있어 정확한 간기능 검사 결과를 위해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전날 음주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나요?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r-GTP 수치는 알코올 섭취 후 민감하게 상승하며, AST/ALT 수치도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최소 2~3일간 금주해야 합니다.
Q3. 간수치가 정상이면 간암 걱정은 없나요?
아닙니다. 간암 초기나 간경변증 초기에는 간기능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B형, C형 간염 보균자나 알코올성 간 질환자는 혈액 검사 외에도 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Q4.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도 간수치에 영향을 주나요?
네, 일부 농축된 즙, 환, 다이어트 보조제 등은 간에 무리를 주어 독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원인 모를 간수치 상승 시 최근 복용한 약물이나 보조제를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Q5. 지방간이 있어도 간기능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나요?
단순 지방간의 경우 수치가 정상인 경우도 많지만,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면 ALT 수치가 경미하게(정상 상한선의 2~3배) 상승하는 패턴을 자주 보입니다.
참고 문헌 (References)
- 1. 대한간학회 (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 - 간 건강 가이드라인
- 2. Mayo Clinic - Liver function tests: Procedure & Interpretation
- 3.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건강검진 결과 상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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