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환자의학

중환자실의 부종 관리: 단순한 이뇨제 처방 그 너머 (De-resuscitation Strategy)

by 비비닥 2025. 12. 26.

아침 회진 전, 전공의들과 함께 환자의 I/O(Input/Output) 기록지를 검토할 때마다 느끼는 막막함이 있습니다. 어제 하루 Total Balance가 +3,500ml, 입원 후 누적 Balance는 어느새 +10L를 넘어섰습니다. 환자의 몸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Anasarca) 피부는 반질거리고, 산소 포화도를 유지하기 위해 FiO2는 자꾸만 올라갑니다. "혈압이 떨어져서 수액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당직의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폐부종으로 악화되는 X-ray를 보며 우리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과연 이 물을 언제, 어떻게, 얼마나 공격적으로 빼야 할까요?

"Fluid overload is not just a cosmetic problem; it is a toxic state that contributes to organ failure."

1. Fluid Stewardship: 왜 붓는가? (기전 심층 분석)

중환자실 환자의 부종을 단순히 '물을 많이 줘서'라고만 치부하기엔 인체는 복잡합니다. 핵심은 Glycocalyx(글리코칼릭스) 손상과 Capillary Leak Syndrome입니다. 패혈증이나 쇼크 상태에서는 혈관 내피세포를 코팅하고 있는 Glycocalyx 층이 파괴됩니다. 이로 인해 혈관의 투과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아무리 수액을 쏟아부어도 혈관 내에 머물지 않고 간질(Interstitium)로 빠져나가는 'Third Spacing' 현상이 발생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빠져나간 수액이 장기 부종(Organ Edema)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폐부종은 산소화를 방해하고, 신장 부종(Renal Congestion)은 신혈류를 감소시켜 역설적으로 소변량을 줄이며, 장 부종은 복강 내 압력(IAP)을 높여 구획 증후군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즉, 수액 과다(Fluid Overload) 자체가 또 다른 장기 부전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2. De-resuscitation의 최신 지견 (Evidence)

🔬 Clinical Update & Evidence

최근 중환자 수액 관리의 트렌드는 ROSE 개념으로 정리됩니다.

1. Resuscitation (소생): 초기에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 수액 투여.
2. Optimization (최적화): 필요한 만큼만 유지.
3. Stabilization (안정화): 수액 중단 및 경구 섭취 전환 시도.
4. Evacuation (배출): 적극적인 수분 제거 (De-resuscitation).

특히 FACTT Trial은 보존적(Conservative) 수액 요법이 자유로운(Liberal) 수액 요법에 비해 인공호흡기 사용 일수를 유의하게 줄이고 폐 기능을 개선함을 입증했습니다. 이제는 '환자가 안정화되었다면'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마이너스 밸런스(Negative Balance)를 만드는 것이 예후를 개선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3. 진단: 단순 부종을 넘어선 평가

"다리가 부었으니 이뇨제를 쓰자"는 1차원적인 접근은 위험합니다. 환자의 Intravascular Volume(혈관 내 볼륨)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중심정맥압(CVP)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POCUS(Point-of-Care Ultrasound)를 이용한 VExUS (Venous Excess Ultrasound) Score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대정맥(IVC)뿐만 아니라 간정맥, 문맥, 신정맥의 도플러 파형을 분석하여 정맥 울혈(Venous Congestion)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구분 이뇨제 (Loop Diuretics) 지속적 신대체요법 (CRRT)
기본 원리 신장의 Na-K-2Cl 수송체 억제 기계를 이용한 체외 수분/용질 제거
장점 접근성이 좋고 즉각적 투여 가능 정밀한 용량(Volume) 조절 가능, 혈역학적 안정성
단점/한계 전해질 불균형, Diuretic Resistance(저항성) 침습적(카테터), 고비용, 전문 인력 필요
주 적응증 소변량이 유지되는 과수분 상태 이뇨제 저항성, 심한 산증/고칼륨혈증 동반 시

4. 치료 전략: Sequential Nephron Blockade

가장 흔히 사용하는 Furosemide(Loop 이뇨제)에 반응하지 않는 '이뇨제 저항성'이 발생했을 때, 용량만 무작정 늘리는 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이때는 신장의 서로 다른 부위에 작용하는 이뇨제를 병합하는 Sequential Nephron Blockade(순차적 신장단위 차단) 전략이 필요합니다.

Loop 이뇨제에 Thiazide(원위세뇨관 작용)Acetazolamide(근위세뇨관 작용)를 추가하면, Loop 이뇨제에 의해 흡수되지 않고 넘어간 나트륨이 다른 부위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 이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부민 수치가 현저히 낮은 환자(예: 2.0g/dL 미만)에서는 알부민과 Furosemide를 병용 투여하는 것이 약물의 전달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5. 임상적 팁과 주의사항 (Pitfalls)

실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쇼크에서 회복되어 승압제를 줄이는 시점(Stabilization 단계)이 바로 De-resuscitation을 시작할 골든타임입니다. 이때 Furosemide Stress Test (FST)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Furosemide 1.0~1.5mg/kg를 일시 주사(Bolus) 후 2시간 동안 소변량이 200ml 미만이라면, 이는 신세뇨관 손상이 심각함을 시사하며, 더 이상의 고용량 이뇨제 시도보다는 조기에 CRRT를 고려하는 것이 환자의 신장 보호를 위해 나을 수 있습니다.

Q1. 몸이 부으면 무조건 나쁜 건가요?
중환자실 초기 치료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붓기는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장기간 지속되어 심장, 폐, 신장 등 장기 기능을 방해하는 수준이 되면 반드시 조절해야 하는 '독'이 됩니다.
Q2. 알부민 주사가 부종 빼는 데 효과가 있나요?
알부민 단독 투여만으로는 부종이 빠지지 않습니다. 혈관 내 삼투압을 올려 조직의 물을 혈관으로 끌어당긴 후, 반드시 이뇨제를 써서 밖으로 배출시켜야 합니다. 저알부민혈증이 심한 환자에게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Q3. 이뇨제를 계속 쓰면 신장이 망가지나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Renal Congestion(신장 울혈)' 상태에서는 꽉 찬 정맥혈이 신장을 압박하여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이때 적절한 이뇨제로 수분을 빼주면 신장 혈류가 개선되어 신장 수치가 좋아지기도 합니다. 단, 과도한 탈수는 피해야 합니다.
Q4. CRRT(투석)는 언제 시작해야 하나요?
생명을 위협하는 고칼륨혈증, 심각한 산증, 폐부종으로 산소포화도 유지가 안 될 때 응급으로 시행합니다. 또한 고용량 이뇨제에도 반응이 없는 '이뇨제 저항성'이 확인되면 시간을 끌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좋습니다.
Q5. 중심정맥압(CVP) 수치는 얼마나 믿을 수 있나요?
과거에는 CVP를 수액 요법의 절대적 지표로 썼지만, 현재는 신뢰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CVP 수치 하나보다는 초음파(POCUS), 맥압 변동(PPV), 다리 들어올리기 검사(PLR) 등 여러 지표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Take Home Message

  • ROSE Concept: 수액 치료는 시기에 따라 전략이 달라야 하며, 안정화 이후에는 적극적인 배출(Evacuation)이 필수적이다.
  • Beyond Diuretics: 단순 이뇨제 증량보다는 기전을 고려한 병합 요법(Sequential Nephron Blockade)을 시도하라.
  • Early Decision: Furosemide Stress Test 등을 통해 이뇨제 반응성을 조기에 평가하고, 반응이 없다면 지체 없이 CRRT를 고려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