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Glucocorticoid)는 다양한 염증성 질환과 면역질환에서 흔히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염증성 장질환뿐 아니라, 중증 감염이나 쇼크 치료에도 활용되죠. 그런데 이 약물은 혈액 검사, 특히 CBC 검사(Complete Blood Count, 전혈구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 투여 중에는 CBC 결과 해석에 있어서 몇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CBC 검사의 주요 항목 정리
CBC 검사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포함합니다:
| 항목 | 설명 |
|---|---|
| WBC (백혈구 수) | 감염 여부, 면역 상태 확인 |
| RBC (적혈구 수) | 빈혈 여부 확인 |
| Hgb/Hct (혈색소/헤마토크릿) | 산소 운반 능력 평가 |
| Platelet (혈소판) | 출혈 위험성 평가 |
| Diff (백혈구 감별계산) | 백혈구의 세부 구성 확인 (호중구, 림프구, 단핵구 등) |
스테로이드가 CBC에 미치는 영향
스테로이드는 면역세포와 골수 기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어, 다음과 같은 검사 수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1. 백혈구(WBC) 증가 – 가짜 감염 신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WBC 수치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 감염 때문이 아니라, 호중구(neutrophil)의 말초혈액으로의 재분포 때문입니다. 골수에서의 생산 증가도 일부 작용하지만, 주된 이유는 호중구가 혈관 벽에서 떨어져 혈류로 유입되기 때문이죠.
- 중요 포인트: 호중구증가(Neutrophilia)는 스테로이드의 전형적 반응이며, 감염으로 착각할 수 있으므로 임상 증상과 병행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2. 림프구(Lymphocyte) 감소
림프구 수치는 반대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림프구의 세포자멸(apoptosis)과 세포 이동 억제 때문인데요, 면역억제 효과와 직접 연관되어 있습니다.
- 주의: 림프구감소증은 바이러스 감염에서 흔히 보이는 변화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복용력이 없으면 오해할 수 있습니다.
3. 호산구(Eosinophil) 감소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로 호산구 수치를 빠르게 낮춥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추적관찰 시, 호산구 수치만 보고 질환 호전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예시: 천식 환자가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이면, 호산구 수치가 인위적으로 낮아져 실제 염증 상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적혈구 및 혈색소 수치 변화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는 적혈구 수치나 혈색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 시 골수 기능에 영향을 주어 다소의 빈혈 또는 적혈구 증가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임상 경험에서의 사례
제가 실제 진료 중 겪은 사례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인 환자가 갑작스럽게 백혈구 수치가 18,000/μL까지 상승했습니다. 발열도 없고, CRP나 Procalcitonin 같은 염증 수치도 정상이었죠. 이 경우는 스테로이드로 인한 호중구 증가였고, 추가적인 항생제 처치는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한 후 수치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경험은 스테로이드와 CBC 결과 해석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Q&A – 궁금할 수 있는 5가지
Q1. 스테로이드 투여 중 백혈구가 높은데 감염일까요?
A1. 반드시 그렇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 자체로 백혈구, 특히 호중구 수치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임상 증상과 염증 지표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Q2. 림프구 수가 낮으면 면역력 저하인가요?
A2. 네,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스테로이드 복용 자체로도 림프구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단일 수치보단 복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3. 호산구가 0으로 나왔는데 괜찮은가요?
A3. 스테로이드는 호산구를 빠르게 억제하므로, 알레르기 질환 환자에서도 수치가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질환의 악화나 호전을 판단할 지표로는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Q4. 스테로이드를 끊으면 수치는 언제 회복되나요?
A4. 보통 수일 내에 백혈구 분포는 정상화되며, 수치는 개인차가 있지만 1~2주 내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5. CBC 외에 스테로이드 영향을 받는 다른 검사도 있나요?
A5. 네, 혈당, 전해질(Na+ 증가, K+ 감소), 간기능 수치 등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함께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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